| 제목 | 옛 영광을 되찾을 ‘모운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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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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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샘 윤기관
사람은 얼굴만 있는 게 아니다. 얼굴이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배치되었을 뿐이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얼른 눈에 띄지 않을 뿐 엄연히 존재하는 신체 부위가 있다. 겨드랑이나 손톱은 늘 그늘진 곳에서 소리 없이 제 할 일 하고 있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속을 면면이 알 수 있다. 하지만 얼굴만 믿으면 낭패 보기 쉽다. 더군다나 요즘은 화장술 발달로 감쪽같이 속기 십상이다. 영월 지도를 펼쳐보면 잘 알려진 곳이 많다. 영월의 간판 명소들이다. 하지만 영월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모운마을’이다. 사람이나 영월이나 마찬가지이다. 영월 김삿갓면 각동리에서 출발하여 망경대산 중턱 ‘모운마을’까지 가는 운탄고도 제2코스(김삿갓 느린 걸음 굽이굽이길) 길이 있다. 이 길은 총 18.80km로서 약 7시간 걸린다. ‘모운마을’에 도달하기 직전 중턱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 모습이 화려하다. 유치원처럼 동화처럼 알로록달로록한 벽화가 환하게 손 흔든다. ‘모운마을’은 망경대산(1,080m) 중턱 고도 칠백 미터에 자리 잡은 아담한 분지 마을이다. 비가 그치면 금방 안개와 구름이 자욱이 끼는 마을, ‘구름을 모아 온다’는 뜻을 갖은 산수화 같은 마을이다. 저절로 모운동(募蕓洞)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구름도 쉬었다 간다는 지리산 뱀사골 와운마을이 연상된다. 한때는 인구 만 명이 운집(雲集)하던 동네이다. 지금은 30여 가구 40명 정도가 살고 있다. ‘운탄고도 길’ 트레킹을 마치고 망경대산 중턱을 내려오면 처음으로 반가이 맞이하는 건물이 교회이다. 주변에 어울리지 않은 이름을 갖은 옥광교회다. 알고 보니 사연이 있다. 옛날 탄광을 운영하던 <옥동광업소>가 교회를 지어주었다 해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주민 수에 비해 규모가 크다. 하지만 그때는 인구가 만 명이 넘었으니 교회도 북적북적했다. 교회에 걸린 사진을 보니 신도 수가 100명이 넘는다. 지금은 개척교회에 가깝다. 마을버스가 하루 네 번 다니는 하늘 아래 첫 마을, 김삿갓면 모운리 마을. 지난날에는 검은 동네라고 한숨 쉬던 ‘한탄’에서 이제는 평화와 ‘감탄’ 마을로 바꾼 마을 주민들이 대견스럽다. 영월 읍내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가끔 올라오는 자가용 운전수 눈치 보며 태워달라고 읊조려 보았으나 역시나 마찬가지다. 시간 메우려 동네 구석구석 기웃거렸다. 여기저기 보물들이 엿보인다. ‘모운마을’에는 옛날 북적이었던 흔적들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공연장, 오래된 휴대폰 전시물, 미장원, 이발소, 당구장을 표시하는 간판과 벽화가 남아 있다. 늪지대 연못을 메운 자리에는 극장이 있었다. 그 극장 터에 마을회관이 들어섰다. 운탄고도 영화 촬영 때 이용된다고 한다. 습한 기운이 남아 흐린 날이면 늘 안개와 구름에 싸인다. 마을 변화에 적극적이던 이장이 떠난 후 변화의 바람은 시들해졌다. 영월에는 외씨버선길, 산꼬라데이길 등 여섯 개의 작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산꼬라데이 길’은 포도주 와이너리가 있는 아랫동네 예밀리에서 시작하여 굽이굽이 열여덟 고비를 넘어오는 27km 길이다. ‘운탄고도 1330’ 제2코스이기도 하다. ‘1330’은 운탄고도 최고 높은 곳 만항재 높이를 뜻한다. 이 ‘모운마을’에는 예쁘게 색칠해진 운탄고도 마을 호텔이 있다. 말이 호텔이지 영화 세트장이란다. 운탄고도 홍보를 위해 지은 예능 촬영 장소이다. 영화 촬영지를 꿈꾸며 미리 준비해 놓은 건물이다. 호텔에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매점이 있다. 산꼭대기 오아시스이다. 수제 보리빵, 커피, 컵라면, 물을 판다. 식사도 미리 주문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젊은 부부가 운영한다. 알고 보니 처음 맞이해주던 그 옥광교회 목사이고 사모이다. 동네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고귀한 분이다. 독거노인 집수리도 해 드리고, 때가 되면 음식도 차려 드린다. 천사가 따로 없다. 선교사인 나는 그들과 금방 가까워졌다. 사모님은 할렐루야를 외치며 반가워하였다. ‘모운마을’은 ‘살기 좋은 영월’의 대표적인 마을이 될 것 같다. 이장을 겸하는 젊은 목사님이 계시니까. 모운동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다 지쳐 3년 전에 떠난 그 이장님이 돌아왔다. 목사님과 함께 힘을 합쳐 마을을 가꾸고 있다. 이장 직분을 25년간이나 맡았으니 정이 듬뿍 들었을 것이다. 목사님이 부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돌아온 그분은 지금 옥광교회를 섬기고는 집사다. 세월에 지쳐 떠난 이들이 이제 하나둘 다시 돌아오는 신나는 마을, <모운동>으로 거듭나고 있다. 나도 사월 말 단종 문화행사 때 다시 찾았다. 다음에는 옥광교회에서 한 달 살아보리라. 모운동 마을이 그 옛날 영광을 되찾을 날을 기다리며... <영월사랑 내사랑, 영월 명예 기자, 돌샘(石泉) 윤기관> [관리자] 윤기관님, 늘 군정소식지 살기좋은영월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의 글은 독자기고를 위해 보내신 것으로 사료되어 담당부서에 전달하였습니다. 소중한 글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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