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돌리네(Doline)는 석회암이 탄산가스에 녹아 깔때기 모양으로 움푹 파인 지형을 말하는데, 영월에는 300개 이상의 돌리네가 있다. 특히 신천리의 돌리네는 싱크홀과 라피에까지 관찰할 수 있어서 지리학자들에게는 마치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 석회암의 풍화
영월사과는 꿀처럼 달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최고다. 영월사과가 다른 곳에서 나는 것보다 맛있는 이유는 일교차 뿐 아니라 흙 덕분이다.
영월은 석회암 지대이며, 석회암은 탄산가스에 아주 잘 녹는다. 석회암은 빗물이나 지하수에 잘 녹는 대신 물을 잘 빨아들인다. 그만큼 풍화작용(암석이 햇빛, 공기, 물, 생물 따위의 작용으로 점차 파괴되거나 분해되는 일)도 잘 이루어진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가 차츰 흙이 되는 것이다. 석회암 덩어리를 만져 보면 돌덩이에서 붉은 갈색 빛이 도는 가루가 묻어나는데, 이게 바로 용식(암석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침식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그 순간에도 돌이 흙으로 변하는 풍화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테라로사토양
석회암 덩어리는 회색이지만 흙은 붉다. 석회암 속에는 철분도 들어 있는데, 철분은 물에 녹지 않는 대신 물이나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붉은 색으로 변한다. 쇳덩이가 녹슬면 색이 빨갛게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흙에 자석을 갖다 대면 자석에 흙이 달라붙는데, 이는 흙 속에 철분이 있기 때문이다. 영월의 흙처럼 석회암이 녹아 만들어진 붉은 갈색의 흙을 테라로사 토양이라고 한다.
테라로사(Terra rossa)는 이탈리아어로, 테라(Terra)는 땅을 뜻하고, 로사(rossa)는 장미를 뜻한다. 즉 장밋빛 붉은 토양을 말한다.
▶ 돌리네, 우발라, 폴리에
신천리에는 마치 거대한 깔때기처럼 우묵하게 파인 땅이 보인다. 석회암 지대가 물에 녹으면 이렇게 우묵하게 파인 웅덩이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크기는 지름이 1m에서 100m가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보통 이런 웅덩이 중에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을 돌리네라고 한다.
2개 이상의 돌리네가 연결되어 좁고 긴 웅덩이를 이룰 때, 그것은 우발라라고 부른다. 지름이 1㎞를 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여러 개의 우발라가 합쳐져 움푹 파인 지대가 길게 이어진 지형을 폴리에라고 한다.
따라서 카르스트 지형의 삼총사인 돌리네, 우발라, 폴리에 중 폴리에가 제일 긴 웅덩이인 셈이다.
▶ 라피에
돌리네 안쪽에 솟아 있는 바위들은 라피에(Lapies)다.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아 울퉁불퉁해진 뒤, 흙이 빗물에 씻겨나가면 뾰족한 기둥이나 능 모양의 암석이 땅 위에 남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라피에다.
▶ 싱크홀
밭 한쪽에 다른 곳보다 더 움푹 파인 곳이 있는데, 이것은 싱크홀(Sink hole)이다. 비가 오면 비탈을 따라 내려온 물이 싱크홀로 빠지고, 용식이 계속되면 싱크홀은 더욱 깊어진다. 그러면 땅속에 마치 배수관처럼 긴 원통 모양의 수직동굴도 생기게 된다.
▶ 카르스트지형
석회암이 흙으로 변하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가 발달하게 되며, 이곳 돌리네도 옥수수와 콩을 경작하는 밭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테라로사 토양은 스펀지처럼 물을 잘 빨아들이는 석회암이 녹아 만들어진 땅이어서 논농사보다는 밭농사를 짓거나 과수원을 하는 데 적합하다. 물을 많이 먹는 벼보다는 옥수수나 콩, 고추, 참깨, 마늘처럼 가뭄에도 잘 견디는 농작물을 재배하기에 좋다.
또 돌리네, 우발라, 폴리에, 라피에, 테라로사 토양은 모두 석회암의 용식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이다. 이런 지형을 통틀어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유럽에 있는 슬로베니아의 카르스트 지방에 잘 발달되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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